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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별것

[No스포]상실의 슬픔을 잠시 위로하는, "문재인입니다"

by 바른생활머시마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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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뵈이더를 통해 '문재인입니다' 상영관 확보를 위한 펀딩 소식을 처음 접했습니다.

https://link.tumblbug.com/ekUzVm9TKzb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

'사람 문재인'을 만나는 영화 <문재인입니다>의 극장 개봉을 응원해주십시오.

www.tumblbug.com

"그대가 조국"도 같은 방법으로 후원도 하고 시사회를 봤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펀딩에 참여했습니다.  애써주신 노력에 대한 감사도 있고, 괜히 빚을 진듯한 느낌도 있고...

 

아내와 함께 보려고 했으나, 갑작스럽게 아내에게 일정이 생겼고, 저와 함께 촛불을 들었던 저의 정치적 동지, 둘째 아이도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있었습니다. 돈을 받고 팔고 싶지는 않았기에 당근 나눔을 했고, 금방 신청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날씨도 좋고, 오후 늦은 시간의 선선한 바람도 불어 상쾌했으나, 이상하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함께 보실 분이나 저나 서로 민망하고 불편하지 않도록 표를 떨어진 자리로 바꿔 달라고 말씀 드려 표를 받고, 상영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나눔 신청 하신 분께서도 약속 보다 조금 일찍 나오셨고, 좋은 인상처럼 매너도 좋으셨습니다. 나눔을 할 때면 이렇게 작은 정성을 나눠주시는 것을 받을 때 참 흐뭇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바뀐 표의 자리가 어디쯤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들어갔는데, 상영관이 제법 큰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리는 가장 뒷자리였어요. 바꿔 주실 때 두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그냥 아무거나 집은 저의 잘못이죠. ㅋ  덕분에 스크린 전체를 다 볼 수 있고, 관객들도 볼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한국어라서 자막을 볼 필요도 없고, 아직은 영화 스크린에 나오는 것은 잘 알아 볼 수 있는 시력이니,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 

 

"헬조선"이라는 자조와 함께 전 세계로부터 무시당하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으나, 정권이 바뀌도 여러가지 삶의 변화를 체검하면서 정말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 느꼈던 시간이 있었고, 누군가 영국 축제에서 들고 있었던 깃발의 내용처럼, 정말 이게 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와 함께 일하는 분들의 덕분인 것 같았습니다.

 

 요즘의 현실에 울분과 분노가 가득한 마음에, 불현듯 '맞아, 그때는 참 별 일 없이도 기분이 좋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와 최근을 교차 편집을 하면서, 양산 사저 앞의 시위자들의 모습을 보자니, 금새 다시 답답한 현실을 자각 할 수 있었습니다. 저쪽 지지자들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일 것이라 생각도 하며 이해보고 싶지만, 사상이나 가치가 아니라, 양쪽 진영 모두에 있는, 관심을 먹고 사는 개인적 욕구의 실현일까 싶기도 하고... 그렇더라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들어 혐오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참모들이 전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모습과 다름이 없었고, 그랬기에 더 사랑받고, 지금도 사랑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랬기에 너무나 외롭고 고독했을 것이고, 또 지금도 그럴 것이고. 고독한 그 분의 곁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함께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진영과 양산을 오가며 많은 국민들과 새로운 시민 문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을 것 같고, 거창한 시민 문화나 정치와는 아무런 관계 없이, 그저 그 분들의 본 성품대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많은 시민들을 위로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비서실장 하실 때나 대선 후보 때 모습과 비교하면 너무나 기력이 약해지신 것 같아서, 감사하기도 하고 또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퇴임까지 잘 버텨준 '마루'가 참 고맙고, 천방지축 사고뭉치 같은 '손자'처럼 관저에 생기를 불어 넣고 있는 '토리'.  다 고마웠습니다. '마루'가 대통령님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고, 풍산개들이 모진 일을 겪은 조국 장관과 계속 검찰의 수사로 괴롭힘을 당하는 전 정권 실무자들의 모습, 혹은 남북 사이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평화 무드와 같이, 상실의 큰 괴로움이 투영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퇴근 하실 때 모습.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대통령을 바라고 기대하며, 요구를 하지 않을까요?

 부재를 통한 존재와 가치의 확인을 모든 국민들이 하고 있을 것이니,

 더 적극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기대합니다.

 

 영화 포스터에 적힌 문구처럼, '잘 지내고 계신가요?'하고 정말 물어보고 싶고,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감사와 그리움을 갖고 계시니, 고독하거나 외롭게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상영 내내, 많은 분들이 웃고 훌쩍이며 눈물을 닦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양한 사회적 기대와 감사함, 그리고 세계에 우뚝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던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맞아, 우리에겐 저런 시간이 있었지.'

 하며, 그 시간과 그 시절의 우리 삶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동시에 현실에서의 상실감과 앞날에 대한 불안과 절망감. 그런 것이 혼재 된 상태의 감정인 것 같습니다

 

상영이 끝난 후, 훌쩍임으로, 박수로 각자의 감정을 추스르고, 

또 만든 분들의 이름을 되새기며 마지막까지 남아 계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우리 삶과 대한민국의 위상이 극단적으로 변해버렸다는 현실을 다시 자각하며,

상실의 마음을 잠시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위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희망까지 영화에서 찾을 수는 없었지만, 

희망은,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힘으로 일궈낸 세상의 변화처럼,

이제는 시민들이 다시 돌려놔야 될 순서가 된 것 같네요.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다는...

 

만든 사람 자막이 다 올라간 후, 마지막에 붙은 쿠키 영상, 절대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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