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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별것

스포 없는 '다음 소희' 감상

by 바른생활머시마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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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불쇼의 영화평론 코너, '시네마 지옥'의 평론가 트리오가 강추하는 영화, '다음 소희'를 봤는데, 정말 그 추천처럼 좋은 영화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MUsgpVKcVs


평론가 트리오의 말처럼, 사회적으로 지지 해 줘야 할 것에 행동으로 지지를 해줘야 한다는 약간의 의무감이 있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곧 '소희'의 나이가 될 가족이 있어 미리 이해하고 준비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도 모르게 우리 사회의 소희들에게 잘못하고 있는 것은 없을지,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인근 극장에서 상영을 하고 있기는 한데, 어정쩡한 시간에 하루 한번 상영하고 있어서, 시간 선택의 폭은 매우 좁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면 더 편안한 관람도 가능하게 되겠죠.
저는 토요일 가장 일찍 하는 극장을 선택하여 봤습니다. 누군가 이야기한 것처럼 아무도 없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좋은 영화라는 소문이 나고 있기 때문인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결코 적지 않은 관객들이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 영화도,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체제 속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영화 시작전의 광고가 너무나 많고 탐욕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영리적 활동도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인정하는것도 우리 사회 공공의 이익을 쫓는 중요한 부분인것 같아요. 선을 지향한다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악한 일들이 있으니, 기업들의 영리 활동도 사회 속 역할을 지속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울림들



소개를 본 후 관람을 했기 때문에, 영화의 큰 맥락을 어떻게 전개 할지, 어떤 장면이 그 사건들과 어떤 관계를 가질까, 감독은 이 장면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일까 생각하면서 보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감독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기에 더 깊은 울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불쇼 소개 보고 가셔도 그런 면에서 좋은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이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는, 어쩌면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잘 드러나는것  같아요.
첫 장면은 현실, 마지막 장면은 희망, 혹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꿈,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 됩니다.

하나의 사건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 사회적 역할들이 나오는데, 공통적으로 모두 다 먹고 살기 바쁩니다.
우리 사회가 정말 다 먹고 살기 바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을 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잘못인 것을 알면서도 외면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춰줍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그러한 묵인과 동조하에, 잘못은 눈덩이가 커지듯 크고 위험한 상황이 되어가고,
결국 그 피해는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자들을 직격합니다. 폭탄을 더 이상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는 이들이죠.

실제로, 밖을 돌아다녀보면 수많은 소희들이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렵고 힘들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웃는 남자'의 대사처럼,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 라는 말이 현대에도 여전히 들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소수의 부자들을 떠받치던 다수의 가난한 자들과 달리, 대다수의 시민들의 낙원을 소수의 소희가 떠받치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인 것 같네요. 물론, 기업과 소비자가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시민들이 기업으로부터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이면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돈을 냈기 때문에 그래도 되는 권리를 산 것처럼 생각 하게 되는 구조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기업 입장에서는 그러한 큰 희생을 매우 적은 돈으로 약자들을 통해서 해결하고...


영화는 하고 싶은 말을 비유와 암시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몇 곳에서 직접적으로 그 메세지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등장하는 소희 친구들은 대부분 비슷한 처지이고, 누구하나 그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여 주거나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어려움을 토로하면 소희들의 문제인양 이야기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곪아터진 상처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표현됩니다.

유진이 소희 주변인물 OO에게 보여주는 작은 성의와 관심에 소희들은 울음을 터뜨리는데, 그런 장면들이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우리 자녀이고 우리 가족이라면 그렇게 그 어려움을 보듬어 주고 싶을 것인데, 남의 가족이면 그저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할, 당연히 그렇게 대해도 되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누구나 '유진'처럼 그들을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고, 함께 그렇게 하자는 감독의 메세지가 그 장면들에 담긴 것 같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누구라도 그렇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것입니다.

모두가 '숫자'를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평가 마저도 흥행 성적으로 평가되고 있죠. 그러나, 그 숫자가 온전히 그 가치를 담고 있지 못하다면 어떨까요?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그러면서, 상급 기관이 그 숫자로 우리를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은 위로 돌립니다. 계속 올라가면 어디가 나올까요? 결국 국민인 우리 자신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우리가 외면한 사실의 피해를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량적 수치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환상  혹은 믿음은
그 이면의 정석적 평가에 대한 고단하고 어려운 일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리라 짐작 됩니다.

그 외면에는 부모조차 예외 일 수 없다는 점을 짚어줘서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충격적인 이유는 정말 그런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유진'은 현실에 대한 우리의 자각, 그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형상화 된 인물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라는 우리의 희망을 투영한 인물인 것 같습니다.

'유진'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 좋겠습니다.

'유진'에게 들려주고싶은 노래가 있습니다. '나 하나 꽃피어'라는 노래인데, '유진'과 같은 꽃이 하나 둘 피어나면, 우리 사회라는 풀밭이 언제고 꽃밭이 되겠죠.
https://www.youtube.com/watch?v=mz5aJJb2q4c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안내하는 소희도 보이고, 매점에서 일하는 소희도 보이고.... 수많은 소희들이 그 시간의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소희들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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