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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어학연수

[겨울의 여수#1]. 여수 밤바다는 마음 속에 있는 것

by 바른생활머시마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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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 때문에, 그리고 '오동도'를 추천했던 군대 후임의 이야기에 언제고 꼭 가보고 싶었던 여수에 가족들과 함께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거의 2박1.5일이었지만...

 

 연로하신 우리 싼타페 형님께 기름을 가득 넣어드리고, 사정이 있어 점심 무렵에 출발하였습니다. 금요일이기도 하고 날씨도 비가 오니 고속도로는 별로 막히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가다가 최근에는 가 본적 없는 전주 아래쪽으로 들어서자 여행을 한다는 기분도 들고, 찰진 전라도 사투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가다보니 휴게소 이름이 '춘향' 휴게소라서, 괜히 그냥 기분에 한번 들러보고 싶었습니다. 구름이 잔뜩 긴 날씨에 주변의 산에 걸쳐있는 구름이 수묵화처럼 멋있게 보였습니다.  

 

여수에 순천 국가 정원에 들렀다 가 볼 생각이었으나, 휴장 중이어서 바로 숙소로 갔습니다. 숙소는 여수엑스포 전시장 바로 옆 바닷가에 있는 '베네치아 호텔'이었습니다.그러고보니, 호텔 앞에서 사진 하나도 찍은 것이 없네요.ㅋ

 

 

다음날부터 활동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는 중, '회'를 먹고 싶다는 첫째의 말에, '여수 밤바다' 구경도 할 겸, 여수수산 시장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때  여수에도 서울 따릉이 같은 공유 자전거 "여수랑"이 있고, 가격도 1일 1000원이라고 하니 부담도 없어서 자전거를 타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거리도 자전거로 가기에 적당하였고~~

 

자전거를 대여하고 사용하는 것은 서울 "따릉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좀 낡은 자전거가 많았는데, 예산을 좀 더 써서 관리가 더 잘 되면 좋겠습니다. 사용 중 몇 번 어려움도 있었지만 상담 전화를 받으시는 분께서 매우 친절하게 응대 해 주셔서 기분도 좋고 사용에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숙소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수산시장까지 가는 길은 아주 말끔하게 잘 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매우 불편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밤에 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바람이 부니까 좀 어려운 점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여수 밤바다"를 이렇게 둘러보고 있으니, 살짝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겨울이라는 시기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대체로 도시가 좀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로등이 조금 더 많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또 형형색색의 네온사인들이 매우 많았는데, 저는 오히려 그것이 "여수 밤바다"라는 상상의 느낌과 반대의 느낌 같았습니다. 너무 애써 꾸미려하지 않고, 그저 밤에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단조로운 색상의 조명이 더 많았다면, 도시가 좀 더 정답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조명의 빛 자체가 아니라, 조명이 비춰주는 여수의 모습이 더 잘 드러나는 조명이면 좋겠습니다.

 

 

여수랑을 타고 수산시장에 도착하니, 날씨 때문인지 아직 연휴 전이라 그런지, 손님은 거의 없었고 상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예전에 시장하면 떠오르던 그런 부담스러운 호객행위는 없었고, 뭐 찾느냐 가볍게 물어보시는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인터넷에서 본 것 처럼 모든 집이 다 같아보였습니다. 조금 걷다가 말을 붙이시는 상인분과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올해 초, 통영에서 방어를 맛있게 푸짐하게 먹은지라, 방어를 살까한다고 했더니, '광어'를 권해주셨는데,  '광어'라고 하면 괜히 엄청 비싼 물고기 같아서 생각도 안했었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잡아둔 예산(많지 않음.)을 말씀 드리고 거기 맞는 거를 추천 해 달라고 말씀 드렸더니 "광어"가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집에 와서 아이가 먹어 보더니, '오~ 방어보다 맛있는데~'라고 하니, 제 값을 한 것 같습니다.

 

회 한 접시에 라면 끓여서 먹으니, 아주 그냥 모두가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호텔에는 따로 설겆이를 할 만한 세제가 없었는데, 겨울이라 간식으로 챙겨간 귤이 좀 있어, 귤 껍질로 설겆이를 하니 꽤 괜찮았습니다.

 

요렇게 1일차, '여수 밤바다'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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